윈도우8.1은 어떻게 바뀔까. 불과 얼마 전까지 윈도우8에 '차세대 운영체제(OS)'라는 설명을 붙여줬지만, 이제 차세대라는 수식어는 윈도우8.1로 넘겨주자. 사각형 타일 모양의 모던UI를 조작할 수 있는 새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고, 옛 '시작 단추'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조작 방법이 추가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6월26일 시험판 공개, 판올림은 무료
윈도우8.1은 원래 윈도우 블루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MS가 정한 공식 이름은 윈도우8.1이다.
타미 렐러 MS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지난 5월14일, 'JP모건 테크놀로지 미디어앤텔레콤 컨퍼런스'에 참석해 "그동안 윈도우 블루로 알려졌던 버전을 윈도우8.1로 부르기로 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동안 MS는 윈도우 OS를 출시할 때마다 '윈도우95'나 '윈도우XP' 등으로 이름을 붙였다. 소프트웨어의 버전을 이를 때 흔히 쓰이는 8.1이라는 숫자를 윈도우에서 보니 생소하다. 기존 윈도우 OS의 판올림 방식인 서비스팩(SP)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속단할 수는 없지만, MS가 OS를 개발하는 과정을 바꾼 것처럼 보인다. 마치 애플이 차세대 'OS X'을 개발하는 과정이나 구글이 안드로이드 버전을 올리는 것과 같이 윈도우8을 발전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는 점이나 일부 사용자조작환경(UX)을 개선하는 등 기존 판올림 방식과 비교되는 점이 많다.
윈도우8.1은 판올림하는 방법도 간편하다. MS는 윈도우8부터 도입된 윈도우 응용프로그램(앱) 장터 윈도우 스토어를 통해 윈도우8.1을 배포할 예정이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앱 장터에 접속해 앱을 판올림 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맥 앱스토어에서 새 OS X을 내려받는 방식과도 닮았다.
출시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윈도우8.1이 올해 안에 공개될 것이라는 정보만 나왔다. 다만 윈도우8.1을 미리 체험해볼 수는 있다. MS는 오는 6월26일, 윈도우8.1의 공개 시험판(Public Preview)을 출시할 예정이다. 윈도우8.1 공개 시험판은 누구나 내려받아 써볼 수 있다.
데스크톱 모드 부팅 지원, '시작 단추' 부활하나
윈도우8이 설치된 컴퓨터에 전원을 넣으면, 모던UI로 부팅된다. 모던UI는 사각형 타일이 배치된 화면으로 터치형 기기에서 윈도우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고안됐다. 기존 윈도우에서 익숙하게 보던 바탕화면을 보려면, 컴퓨터가 부팅된 후 모던UI 타일 중 하나인 '데스크톱 모드' 단추를 눌러야 한다.
윈도우8.1에서는 데스크톱 모드로 부팅할 수 있도록 하는 옵션이 추가될 것이라는 소식이 힘을 얻고 있다. 부팅 후 처음으로 만나는 화면이 모던UI라는 점은 윈도우8에 관한 주요 불만사항으로 꼽히기도 했다. '휴지통'이나 '내 컴퓨터' 등 아이콘으로 구성된 화면이 컴퓨터를 쓰는 데 더 익숙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얘기다. 윈도우 관련 소식을 주로 전하는 윈베타.org 등을 통해 데스크톱 모드 부팅 옵션 소스코드가 공개되기도 했다.
MS는 윈도우8을 출시한 이후 윈도우 로고를 바꿨다. MS 회사 로고도 모던UI와 비슷하게 바꿨다. 모던UI의 사각형 타일은 모바일 기기 시대를 맞은 윈도우의 상징인 셈이다. 모던UI가 윈도우8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데스크톱 모드 부팅 옵션을 지원하는 것이 MS가 윈도우8의 실패를 사실상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하지만 그렇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모던UI는 데스크톱에서 윈도우를 이용하는 이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MS 서피스' 등 윈도우 태블릿 PC에서는 편리하다. 데스크톱 모드 부팅을 모던UI의 실패로 간주하는 대신 바탕화면에 더 익숙한 이들을 배려하기 위한 MS의 노력으로 풀이하는 것은 어떨까.
'시작' 단추가 사라진 것에 대한 불만도 모던UI에 쏟아지는 불만과 맥락이 비슷하다. '시작' 단추는 '윈도우7'까지 함께 한 윈도우의 역사다. '윈도우95'부터 화면 왼쪽 구석에 자리 잡았던 단추다. 소프트웨어를 실행하거나 컴퓨터를 끄는 일 등 거의 모든 작업이 '시작' 단추를 통했다. 윈도우8에서는 데스크톱 모드에서도 '시작' 단추를 찾을 수 없다. 앱을 실행하려면 모던UI에서 타일을 골라야 한다.
윈도우8이 쓰기 불편하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은 대부분 '시작' 단추가 없어졌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익숙하지 않은 UI에 관한 불만이다. 포털 사이트에서 '윈도우8'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시작 단추 만들기'가 연관검색어로 나타날 정도다.
윈도우8.1에서는 '시작' 단추가 돌아올까. 지난 4월, 해외 IT 매체 더버지 등을 통해 윈도우8.1에 '시작' 단추가 부활할 것이라는 소문이 고개를 든 바 있다. 하지만 앱을 바로 실행하거나 탐색기 등을 열 수 있는 기존 '시작' 단추와는 역할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의미의 '시작' 단추는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다.
윈도우8.1의 '시작' 단추는 모던UI로 바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공유, 설정 등을 실행하는 기능을 할 것이라는 게 더버지가 전한 내용이다.

△ '윈도우8.1'은 기존 '윈도우8'과 비교해 더 다양한 타일 크기를 지원할 예정이다.
'IE11' 탑재, 타일 크기 설정 등 기타 기능 추가
윈도우8.1에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E)'도 버전 11로 판올림된다. IE11은 웹브라우저에서 3D 콘텐츠를 구현해주는 표준 기술인 '웹GL'을 지원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웹GL은 웹브라우저 안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3D 콘텐츠를 구현해주는 그래픽 라이브러리다.
그동안 MS는 보안 문제를 이유로 웹GL 표준을 지원하지 않았다. IE10이 웹GL을 지원하면, IE10에서도 구글 '바디브라우저'와 같은 3D 콘텐츠를 부드럽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윈도우8.1은 타일 크기도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지원할 예정이다. 기존 윈도우8은 2가지 크기의 타일을 지원했다. 정사각형 타일과 정사각형 타일을 옆으로 2개 붙인 크기의 직사각형 타일이다. 윈도우8.1부터는 기존 정사각형 타일보다 더 작은 타일을 만들어 모던UI에 배치할 수 있다. 다양한 크기의 타일을 이용해 모던UI를 사용자 입맛에 맞게 편집할 수 있게 된다.
실행 중인 모던UI 앱을 화면 절반씩 나눠 쓰도록 하는 기능도 추가된다. 기존 윈도우8에서는 2가지 앱을 한 화면에 띄워 3대1 비율로 나눠 쓰도록 하는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5대5 분할 기능은 한 화면에서 두 가지 앱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도와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