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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新풍속도] ①"10분에 150개 문자폭탄…대화감옥에 갇혔다
    Smart Life/스마트 소식 2013. 3. 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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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新풍속도] ①"10분에 150개 문자폭탄…대화감옥에 갇혔다

     

     

     
    ‘손안의 PC’라는 별칭 그대로다. 나이도 가리지 않는다. 지하철, 학교, 각종 모임에서도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놓지 않는 남녀노소가 부쩍 늘었다.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3200만명. 한국 스마트폰 보급률은 67%로 전 세계 1위(미국 시장조사업체 닐슨 자료). 스마트폰 덕분에 대한민국 대화법이 달라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노예설(스마트폰에 중독됐다는 의미)’을 주장할 정도다. 스마트폰이 만든 대한민국 신(新)풍속도를 취재했다.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대화 감옥’에 갇혀 있다. 20, 30대 젊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끊임없이 쏟아지는 스마트폰 문자 더미에 파묻혀 살고 있었다. 지난 7일 오후 4시 S 대학교 앞 커피숍. 대학 신입생 최지아(가명·21)씨는 카카오톡(이하 톡)을 확인하며 답장을 보내는 데 정신이 없었다. 10분 만에 쌓인 톡 수는 151개. 최 씨는 “단체 창을 여러 개 파놔서 이렇다”며 “톡이 너무 와서 배터리가 빨리 없어진다. 휴대전화 밝기라도 줄여 놓아야겠다”고 말했다. 같은 과 동기 3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떠드는 단체창이라 순식간에 문자가 쌓이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 “카톡 감옥에 갇혔다고 해요.”

    물론 최 씨가 보기에도 대화 내용이 별 볼 없을 때가 더 많다. 몇몇 친구들만 개인적인 대화를 주고받거나 감정표현(“ㅋㅋㅋ”)을 주고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눈팅(훑어보기)’을 하지 아예 대화창에서 나가진 않아요. 새내기들이 알면 좋은 정보들이 오가는데 대화창에서 빠지면 안되요.”

    실제로 카카오톡 창에선 동아리 면접 일정, 수업 평가, 책 구매 비법이 문자로 오간다. 선배 연락처도 교환한다. 미팅 주선도 빠질 수 없다. 일상적으로 하는 수다가 스마트폰으로 주고받는 문자로 대체됐다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친구랑 이야기할 때도 단체 창 자주 파놔요. (단체창을 연다는 의미)”

    대학 4학년 한송현(가명·26)은 스마트폰 문자 폭탄을 ‘카톡 감옥’이라고 부른다. 학과, 동아리 등 한번 끌려가면 빠져 나올 수 없는 단체창이 몇 개나 되기 때문이다. “잠깐 한눈팔면 문자 500개 문자가 쌓이는 것은 금방이죠.” 최근 수업에선 담당 교수가 조별 과제를 내줬다. 한 씨와 조원들은 카톡 창부터 열었다.

    소셜네트워서비스(SNS) 페이스북을 애용하는 유 모(23) 씨는 ‘좋아요’ 수나 댓글에 집착한다고 고백했다. 그의 페이스북 친구는 435명. 유 씨는 “누가 ‘좋아요’가 더 많이 달렸는지 친구랑 내기한 적도 있다”며 “밤 10시에 글을 게재하고 다음날 ‘좋아요’가 얼마나 달렸을까 기대하며 잠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인기를 얻는 그만의 요령도 있다. 그는 “친구가 댓글을 달면 골뱅이(@)를 달아서 일일이 다 답해준다”며 “전혀 귀찮치 않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시각적으로짧게 담을 수 있을까, 재미있게 답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밤늦게 캄캄한 방에서 작은 스마트폰 창으로 댓글을 달다보면 눈이 시려온다고 그는 덧붙였다.

    ◆ 이쯤이면 ‘페이스북 대통령’

    ‘페통령’이라는 신조어도 있다. 페이스북 등에서 맺은 친구가 많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송유창 크리스천 데이트 대표(32)는 페이스북 인맥을 기반으로 남녀를 오프라인에서 연결해주는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 그는 학창 시절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광활한 인맥을 동원해 150번 정도 소개팅 주선해 ‘데이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번은 송 씨가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즉석 만남을 주선하는 글을 올렸는데 ‘좋아요’ 300개가 달렸다. 그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연애와 사랑에 대한 글을 게재하는 데 구독자 수만 8000여명을 확보했다. 송 씨는 “페이스북은 실제 친구들이나 관계를 맺는 통로다. 학력, 직장 등을 허위로 입력하기 어렵다”면서 “이것이 데이팅 서비스 업체를 창업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가 창업한 크리스천 데이트 회원 수는 현재 1만2000여명에 달한다.

    대기업 해외사업팀에서 근무하는 송윤일(35)씨는 페이스북 친구 1423명을 보유하고 있다. 송 씨는 페이스북에서 학교 동창모임, 와인 동호회, 무역협회 등 17개 친목 모임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해외 유학을 다녀오고 구직 활동을 하며 힘든 적이 있었는데 여러 사람의 댓글이 큰 위로가 된 적이 있다”며 “특히 ‘누구 연락해봐라’’어디 공채하고 있다더라’ 등 정보도 얻을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송 씨도 남녀 주선으로 페이스북의 위력을 확인했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사진 3개를 기호 1,2,3번 형식으로 올리고 공개적으로 소개팅을 주선했다. “나도 참여할 수 있느냐”, “2호님 어떤 직업에 종사하느냐”고 댓글이 100개나 달렸다. 아예 댓글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번호를 남긴 사람도 있었다.

    신동원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소외와 두려움을 느끼면 뇌에서 고통을 느끼는 영역이 활성화된다. 이런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두뇌는 반응 속도가 빠르고 보상이 있으면 중독되는데, SNS에서는 사람들의 반응 속도를 빨리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중독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류현정 기자 dreamsho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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