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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짐 좀 맡아줘요…같이 좀 살아요
    Sweet Day/삶의 향기 2013. 8. 2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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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좀 맡아줘요…같이 좀 살아요…전세금 폭등이 낳은 웃지 못할 新풍속도



    [동아일보]

    최근 전세 계약을 맺은 회사원 김모 씨(34)는 이삿짐 때문에 고민이 많다. 서울 마포구 도화동 방 세 칸짜리 84m²(전용면적) 아파트에서 전세로 사는 김 씨는 전세금 5000만 원을 올려 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재계약을 포기하고 인근의 72m² 아파트로 이사하기로 했다. 전셋집은 간신히 구했지만 공간이 좁아져 살림살이 처분이 문제. 김 씨는 “멀쩡한 장롱과 의자 등 100만 원 상당의 가구를 버려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세금 폭등으로 주택 규모를 줄여 이사하는 사람이 늘면서 김 씨처럼 살림살이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직장, 학교 때문에 멀리 이사 갈 수 없는 사람들이 아파트 규모를 줄이면서 값비싼 살림살이를 중고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부쩍 늘어난 것. 일정 비용을 내고 각종 가구를 맡길 수 있는 짐 보관 창고 업체를 찾는 전세 난민도 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집이 작아져 짐을 맡기려는 사람이 30%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22일 오전 찾은 경기 안산시 상록구 장상동의 짐 보관 창고 업체 ‘채움 스토리지’. 약 5300m²의 터에 20피트짜리 컨테이너 250개가 쌓여 있는 이곳에 이삿짐을 실은 대형 트럭들이 한창 들락거리고 있었다. 컨테이너 1개에 짐을 보관하는 데 드는 비용이 월 15만 원으로 싸지 않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 이곳에서 보관하고 있는 짐의 40%가량이 이런 이삿짐이라고 했다.

    수도권 7곳에서 보관 창고를 운영 중인 이 업체에는 하루 평균 20건의 문의 전화가 걸려온다. 대부분 ‘다운사이징’한 집으로 이사하는 사람들의 문의다. 방진무 대표는 “작년까지만 해도 집수리나 실내장식 때문에 짐을 보름 남짓 맡기는 사람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줄어든 집에 들이지 못한 살림살이를 장기로 맡기는 사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2층의 한 창고를 살펴봤다. 어지럽게 쌓인 장롱과 소파, 냉장고 등은 당장 사용해도 될 만큼 깨끗했다. 업체 관계자는 “넉 달 전 짐을 맡긴 사람이 두 달 전부터 월 사용료를 안 내고 연락도 받지 않고 있다”며 “계약서에는 두 달 이상 보관료를 내지 않으면 업체가 짐을 처리한다고 돼 있지만 함부로 팔 수도 없어 곤란하다”고 털어놓았다.

    전세난이 깊어지면서 20, 30대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낯선 사람끼리 보증금이나 월세를 나눠 내고 함께 사는 ‘하우스메이트’도 유행하고 있다. 3, 4년 전부터 대학가를 중심으로 유행했지만 최근에는 여윳돈이 없고 전세 대출도 어려운 새내기 직장인들로 확산되고 있는 것.

    회원 170만여 명의 한 부동산 직거래 인터넷 카페에는 ‘하우스메이트를 찾는다’는 글이 하루에만 60여 건 올라온다.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다양한 ‘하우스’와 조건에 맞는 ‘메이트’를 찾는 글로 넘쳐난다. 서울 강남의 한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서모 씨(27)는 “회사 근처에서 살고 싶은데 전세는커녕 월세도 혼자서는 부담하기 힘들어 거실, 욕실, 주방만 공유하는 하우스메이트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우스메이트 계약을 맺을 땐 집주인이 아닌 임차인과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 자칫 보증금을 날리기 쉽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계약할 때 계약자 명의를 공동으로 하지 않으면 추후에 전세나 월세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집주인의 동의를 받아 계약서에 함께 이름을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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