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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스타' 베컴, 품격 있는 작별을 고하다
    Smart Life/스마트 소식 2013. 5. 1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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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스타' 베컴, 품격 있는 작별을 고하다

    골닷컴 | 입력 2013.05.17 09:14

     

    [골닷컴] 크리스 보아케스, 편집 이용훈 기자 =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장을 맡았던 데이비드 베컴이 은퇴를 선언했다. 현대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순간이다.

    베컴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측면 미드필더로 축구계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 거만한 태도와 위협적인 오른발을 갖고 있던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비밀 무기였다. 이제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부유한 선수가 되어 은퇴한다. 베컴은 축구 선수가 어떻게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축구계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사실 베컴의 은퇴 발표가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는 38세가 됐고, 파리
    생제르맹(PSG)에서는 경기에 많이 나서지도 못했다. 1년 연장 계약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지만, 베컴은 위엄을 지키며 선수 생활을 끝내길 원했다.

    지난 주말에 베컴은 PSG가 19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자리에서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었다. 베컴도 조금이나마 경기에 뛰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다음 시즌에는 출전이 훨씬 어려워질 가능성이 컸다. PSG는 올여름에 엄청난 자금으로 전력을 보강할 계획이기에 베컴의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은퇴는 옳은 결정이다.

    오히려 아쉬운 것은 베컴을 잃게 된 축구계다. 그는 'TV붐'이 일어난 시기부터 맨유의 1군 생활을 시작했고, 때맞춰 프리미어 리그와 UEFA 챔피언스 리그가 개편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주전으로 도약한 베컴은 자신의 재능과 매력적인 외모를 최대한 이용할 줄도 알았다.

    인기 그룹 '스파이스 걸스' 멤버였던 빅토리아와 결혼한 이후에도 더 인기가 올라간 것은 베컴이었다. 그의 이름만으로 신문의 일면을 장식할 수 있을 정도였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퇴장당하기도 했지만, 2002 한일 월드컵 예선에서는 주장 완장을 차고 그리스전에서 잉글랜드를 구해내는 멋진 프리킥 골을 터트리며 명예를 회복했다.

    이러한 와중에 베컴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함께 맨유에서 꾸준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다가 한 가지 사건으로 퍼거슨 감독과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졌다. 화가 난 퍼거슨이 걷어찬 축구화가 베컴의 얼굴로 날아갔고, 결국 베컴은 3500만 유로의 이적료로 맨유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해 '갈락티코 군단'의 일원이 됐다. 이후 LA 갤럭시 이적을 너무 성급하게 발표하며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눈 밖에 났지만, 베컴은 끝내 주전 자리를 되찾고 프리메라 리가 우승을 차지하며 마드리드를 떠났다.

    스티브 매클라렌 감독이 베컴을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제외했던 것은 좋게 말해서 성급한 결정, 나쁘게 말하면 최악의 실수였다. 이후 1년 만에 다시 대표팀에 돌아온 베컴은 잉글랜드의 필드 플레이어 중에서는 가장 많은 A매치를 소화한 선수가 됐다. 비록 국가대표로서 메이저 대회 우승을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베컴은 두 번의 월드컵 8강과 EURO 2004 8강에 올랐다. 그는 언제나 잉글랜드를 위해 전력을 다했다.

    최고의 무대에서 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LA 갤럭시를 선택한 것은 다소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베컴은 두 번의 AC 밀란 임대를 통해 자신의 실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증명했고, 카펠로 감독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재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밀란에서 다친 아킬레스가 베컴의 대표팀 생활을 끝냈다.

    미국 무대로 돌아간 베컴은 LA 갤럭시에서 두 번의 MLS 컵 우승을 차지하고 PSG에서는 리그 우승을 이뤄냈지만, 잉글랜드 대표로 활약하던 시절만큼의 활약은 없었다. 베컴은 미국에서 축구를 알리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고, 덕분에 티에리 앙리와 같은 스타들도 미국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그러나 베컴은 대표팀을 떠난 이후로 예전만큼 행복해 보이지는 않았다.

    베컴은 경기장 밖에서 더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한 스타로 기억될 수도 있다. 이러한 시각이 그의 실력을 평가절하하게 할 수도 있지만, 전 세계 모든 축구 선수들은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보여준 베컴에게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선수 생활 내내 베컴은 성급한 결정을 내린 적도 많았지만 언제나 열정이 넘쳤고, 거만했지만 영리했다. 악당이 된 적도 있지만 영웅이 된 적은 더 많았다. 그가 어떤 방식으로든 너무나 많은 이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쳤던 것만은 확실하다. 데이비드 베컴이 없는 축구계는 전보다 초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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