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스마트폰에서 일부 하이파이 기기에서만 지원하던 초고음질 음원 재생이 가능해지면서 음악 마니아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마트폰 최초로 하이파이 사운드를 구현한 LG전자 'G2'를 시작으로 이 같은 표준을 채택한 스마트폰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드웨어와 사용자경험(UX) 경쟁을 넘어 음질 전쟁까지 예고됐다.
LG전자 지난 8일 공개한 신제품 스마트폰 G2는 G2에선 피아니스트가 페달 밟는 소리까지 포착하는 원음 수준(24bit·192KHz)의 무손실 음원(MQS)을 재생할 수 있다. 기존까지 스마트폰에서는 CD 수준의 음질이 한계였다.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된 포터블 기기에서 MQS 음원을 지원하는 제품은 아이리버의 AK100과 AK120 시리즈 정도였다. 하지만 두 제품의 소비자 가격이 각각 69만원과 148만원대 임을 고려할 때 MQS 음원 재생을 스마트폰에서 제공한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24bit·192KHz 음질을 지원하는 오디오칩은 이미 시장에 등장해 채택됐지만 스마트폰에서 구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 G2는 퀄컴의 최신 WCD 계열(WCD9320) 오디오 코덱이 사용됐다. 아이리버 제품에는 24bit·192kHz를 지원하는 울프슨의 WM5110 칩셋을 채택하고 있다.
G2와 마찬가지로 스냅드래곤800 프로세서를 채택한 삼성전자 갤럭시S4 LTE-A 역시 동일한 오디오 코덱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MQS를 지원하지는 않는다. 그만큼 초고음질을 구현하는데는 제조사들의 선택과 의지가 중요한 요소다. 같은 고음질 사운드칩을 탑재했더라도 소프트웨어 코덱이 부실하거나 고용량 음원 재생을 위한 메모리가 부족한 경우, 또 아날로그 출력이 충분히 지원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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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업계에서는 LG G2가 이같은 표준을 먼저 채택하며 경쟁에서 앞서 나간만큼 G2를 시작으로 다른 제조사들의 하이엔드 스마트폰에도 이같은 추세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S3를 시작으로 갤럭시노트2, 갤럭시S4 등 주요 제품에 유명 오디오칩 제조사인 울프슨의 오디오 코덱을 채택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전작에 비해 음질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MQS 지원에 대해)구체적인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소비자들에게 효용이 있다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음질면에서 전문가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애플 역시 대응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차차기 아이폰에 기존 아이폰3GS 부터 최근작인 아이폰5에 쓰이던 시러스로직의 오디오칩 대신 가격과 크기, 소비전력, 오디오 출력 등에서 강점이 있는 울프슨의 오디오칩을 탑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24비트 지원 등 스펙을 강조하기 보다는 최적화에 좀 더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그간 무의미한 스펙 경쟁은 하지 않았지만 안정성, 디자인, 화질, 카메라 등 애플 제품의 대명사와 관련된 기능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투자와 함께 대응을 해왔다. 아이폰5와 함께 음질과 착용감을 강조한 이어팟을 선보여 음질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한 바 있다. 실제로 G2 등 최신 오디오칩을 탑재한 제품과 비교해도 아이폰은 오디오 출력 등 면에서 여전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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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하이파이 오디오 성장이 커지고 있고 젠하이저, 데논, 오디오테크니카, 보스, 베이어다이나믹 등 업체에서 신형 고급 헤드폰과 이어폰, 앰프를 출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바일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음질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