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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 노출된 ‘가출팸’… ‘동거 파트너’ 대가로 性제공도
    Sweet Day/삶의 향기 2013. 7. 1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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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 노출된 ‘가출팸’… ‘동거 파트너’ 대가로 性제공도

     



    <중> 하우스메이트 전락한 10대

    “솔직히 남자랑 막 자는 거 정말 싫어요. 하지만 어쩔 수가 없잖아요.”

    지혜(가명·17)는 아빠가 세상을 떠난 이후 엄마와 단둘이 살다 최근 혼자가 됐다. 엄마는 재혼하면서 지혜를 데려가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 때 자퇴한 지혜가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인터넷에 ‘재워주실 분 찾아요’라고 글을 올리니 꽤 많은 연락이 왔다. 대부분 ‘조건 만남’을 하자는 어른들이었지만 그 와중에 “같이 살자”는 남자가 나타났다.

    따뜻한 밥과 잠자리가 생겼지만 동거 생활은 끔찍했다. 남자는 아무 때나 성관계를 요구했다. 자신과 같이 목욕할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지혜가 거부하면 구슬리는 척하다 폭력을 써서 강제로 관계를 맺었다.

    지혜는 “누가 내 몸에 손대는 게 싫지만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지혜는 결국 그 남자 집을 나와 현재 엄마와 함께 살던 옛 집에서 혼자 살고 있다.

    집 나온 아이들의 생존 방식이 달라졌다. 청소년들은 생존을 위해 ‘하우스 메이트’, 일명 동거 파트너까지 자처한다.

    ◇‘유사(類似) 가족’을 만드는 홈리스들=가족이 해체돼 혼자가 된 청소년들은 대부분 비슷한 처지끼리 모여 사는 ‘가출팸’(집 나와 모여 사는 가출청소년 집단)을 먼저 경험하고, 좀 더 편안한 생활을 위해 하우스 메이트를 찾게 된다.

    비슷한 나이의 남녀가 함께 가출팸을 구성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주로 나이가 제일 많거나 힘이 센 남자 아이가 리더가 되고, 나머지 구성원들은 돈 관리와 아르바이트, 가사일 등을 각각 맡는다. 돈이 많이 모이면 월세방을 구해 자리를 잡고 살기도 하지만 주로 모텔이나 찜질방을 전전하며 살아간다.

    가출팸은 하나의 ‘작은 정글’이다. 가출팸 구성원 사이에서도 절도와 배신, 성폭력 등 각종 사건사고가 빈번하다.

    특수절도 혐의로 세 번 입건돼 현재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동학(18)이는 ‘가출팸 전문 털이범’이었다. 동학이는 “일단 가출팸에 들어간 뒤 아이들이 술에 만취해 잠든 때를 노린다. 취해서 뻗어 있는 아이들을 마구 때린 뒤 돈을 쓸어 가면 붙잡힐 일이 없다”고 노하우를 자랑한다. 아이들끼리는 이 같은 방법을 ‘일털(일행털이)’이라고 부른다. 일털을 방지하기 위해 가출팸 가입 전 서로의 주민등록증을 교환하기도 한다.

    수아(14)는 중학교를 자퇴하고 이곳저곳을 떠돌다 지난해 11월 가출 청소년 3명과 함께 범죄를 꾸몄다. “먹여 주고 재워 주겠다”며 또 다른 가출 소녀들을 서울 화곡동의 모텔로 유인해 성매매를 강요하고 남성들에게서 받은 돈을 갈취했다.

    가해자에서 피해자가 되는 건 한순간이었다. 일행은 수아에게도 같은 일을 요구했다. 수아가 거부하자 이들은 수아를 강원도와 부산 등지로 끌고 다니며 때렸다. 결국 수아는 20여 차례 강제 성매매를 했다.

    ◇숙식 대가로 ‘어린 성(性)’을 내놓는 아이들=가출팸의 한계를 느낀 청소년들이 눈길을 돌리는 곳이 성관계 대가로 숙식을 제공받는 하우스 메이트다. 의식주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되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하우스 메이트를 찾는 홈리스 청소년들도 있다.

    인터넷에서 ‘하우스 메이트’를 검색하니 “같이 살 오빠 구해요” 등의 글이 쏟아졌다. 남자 청소년들이 “재워줄 누나를 찾는다”고 올린 글도 많았다. 성관계가 동거의 전제조건이 되는 만큼 “사진 교환 가능하다” “데리고 다니기에 부끄럽지 않을 외모” 등의 설명도 곁들였다.

    “성(性)적인 요구를 들어주면 숙식을 제공해주겠다” “미성년자 환영” 등 성인 남성들의 노골적인 글도 넘쳐났다. 수요만큼 공급도 많은 것이다.

    A씨도 그런 성인 남성들 중 하나다. 자신을 여자 청소년 20여명의 ‘하우스 메이트’였다고 밝힌 그는 1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필리핀 다문화가정 소녀, 고아원 원장에게 성폭행 당하고 탈출한 소녀, 알코올중독자 엄마를 피해 집을 나온 소녀, 성매매 업소를 전전하다 여러 번의 낙태로 몸이 완전히 망가진 소녀 등 기구한 사연의 소녀들을 많이 데리고 살았다”고 말했다. A씨의 집을 거쳐 간 청소년 중 가장 어린 아이는 13살이었다.

    경찰에 왜 신고하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아이들에게는 집에 들어가는 게 더 고통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다”면서 “여러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있다 보니 경찰이나 집에서 아이들을 절대 못 찾게 하는 방법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집 나온 아이들에게 성관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내 행동이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애들이 거리를 전전하며 범죄에 이용되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서울시가 지난해 6월 가출 소녀 1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0대 여성의 가출과 폭력피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5%가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성매매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잘 곳이 없어서’(44.2%), ‘배고파서’(30.2%) 등의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현재 정부가 추정하는 가출 청소년 20만명 가운데 여자 청소년은 약 12만명. 이중 하우스 메이트 형태로 살고 있는 청소년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약 3만명의 청소년은 살기 위해 성을 팔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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