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며 스마트폰 쓰지 말고 틈나는 대로 목 스트레칭을"
가성근시·안구건조증과 손바닥뼈·인대 염증도 스마트폰 사용 후 급증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고개를 푹 숙인 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여념이 없다. 새로운 문명 기기가 등장하면 반드시 그로 인한 새로운 질병이 양산되기 마련이다. 스마트폰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목 디스크 환자가 늘어나고, 일시적으로 근시(近視)가 되는 가성(假性) 근시가 증가하고, 손가락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바람에 손바닥뼈와 인대 염증 환자도 늘고 있다.
◇목 디스크 환자, 5년간 37% 증가
14일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목 디스크 환자 현황에 따르면, 목 디스크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7년 57만여명에서 2011년 78만여명으로 증가했다. 매년 8.1%씩 늘었다. 특히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1년 만에 목 디스크 환자가 12.3%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목 디스크 환자가 늘어난 추세를 보면, 20대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목뼈의 퇴행성 변화가 심한 80대였다. 목 디스크는 목뼈와 목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옆이나 뒤쪽으로 밀려나와 척추 신경을 누르는 질병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잘못된 자세로 스마트폰을 과다 사용하는 현상이 목 디스크 증가의 최대 원인이라고 꼽는다. 방송통신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과 20대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4시간에 이른다. 이처럼 목을 쭉 내민 채 고개를 숙이고 장시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 머리 하중을 자연스럽게 분산시키는 목뼈의 C자형 커브가 사라진다. 고려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상헌 교수는 "목뼈의 정렬을 막대기처럼 만들어 디스크에 상당한 압력이 가해지고 디스크 주변을 단단히 붙잡는 근육의 피로도가 올라간다"며 "이런 자세가 매일 장시간 반복되면 디스크가 밖으로 밀려나와 주변 신경을 눌러 어깨와 손에 통증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목 디스크 환자가 주로 직업적으로 목을 빼고 돌리며 작업하는 치과의사나 정밀기구 수리공 등에게 많은 것도 같은 이유다.
아울러 목을 내밀고 고개 숙인 자세는 목 뒤와 어깻죽지 근육의 경직을 일으켜, 이른바 '거북 목 증후군'(만성 어깨 근막 통증 증후군)도 일으킨다.
◇턱 살짝 당기고 시선 15도 아래로
스마트폰을 쓸 때는 목을 자연스럽게 세운 상태에서 턱을 살짝 당겨 시선을 아래로 1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게 좋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신경외과 장호열 과장은 "귀가 양쪽 어깨선 앞으로 나갈 정도로 목을 빼선 안 된다"며 "스마트폰을 조작하면서 걸어가는 행위는 머리의 하중을 목뼈에 더 크게 가할 수 있으니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틈나는 대로 목 뒤와 어깨죽지 근육을 쭉 펴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목 디스크 예방에 좋다고 장 과장은 전했다.
스마트폰의 과다 사용으로 가성 근시와 안구건조증도 늘어나는 추세다. 작은 액정 화면을 통해 집중해서 오랫동안 글을 읽거나 게임을 하면 가까운 거리에 초점을 맞추는 수정체 주변 안구 근육이 경직돼 일시적으로 근시가 오기 쉽다. 이럴 때는 눈꺼풀을 깜빡거리는 횟수도 줄어 안구 표면을 적셔주는 눈물이 빨리 말라 눈알이 뻑뻑해진다. 스마트폰을 쓸 때는 자주 먼 곳을 보고, 눈꺼풀도 깜빡거려서 눈의 피로를 막아야 한다.
사람의 손은 달걀을 가볍게 쥔 듯한 모양새가 편한 자세다. 하지만 스마트폰 과사용은 손가락과 손바닥뼈의 움직임을 과도하게 펴지게 유도하고, 손바닥뼈의 정렬에 긴장감을 준다. 스마트폰을 가능하면 양손으로 사용하고, 손가락 깍지를 끼고 손바닥이 펴지는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