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최현주] 고교 동창생인 하모(61)씨와 박모(61)씨. 이들은 은퇴 후 2년전 각각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과 전농동에 도시형생활주택을 지었다.
임대료를 받아 연금만으론 부족한 노후 생활비로 쓰기 위해서다. 투자한 비용은 땅값과 건축비 등으로 하씨가 8억원, 박씨가 6억원 정도 들었다. 그런데 임대수익률은 하씨가 박씨보다 연 2% 이상 높다. 이유가 뭘까.
하씨는 도시형생활주택 건축에 앞서 전문가를 찾아 컨설팅을 의뢰했다. 컨설팅에 대한 비용 50만원을 지불하고 원룸 크기 등에 대한 조언을 얻은 것. 하씨는 165㎡ 땅에 전용면적 20㎡ 크기의 원룸 14가구를 지었다.
당초 10가구만 지으려고 했지만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1억원을 대출을 받아 가구수를 늘였다. 반면 박씨는 같은 165㎡의 땅에 원룸 10가구(20㎡)만 짓고 대출을 받지 않았다.
건축 방식도 달랐다. 하씨는 건축비를 3.3㎡당 50만원 더 주고 붙박이 수납공간 등을 갖추고 건물 외관에 디자인 요소를 넣어 밝게 꾸몄다. 입주 후 2년간 임대관리ㆍ하자보수 등 관리 서비스도 받고 있다.
하지만 박씨는 건축비를 최소화해 1억2000만원을 아끼고 별다른 특징 없는 건물을 지었다. 준공 후에도 현재까지 직접 도배나 하자 등을 관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형생활주택 건축 전 전문가를 찾은 하씨의 판단이 수익률을 높인 요인으로 꼽는다.
수목건축 서용식 대표는 “대개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들인 비용 대비 얼마의 수익을 낼 수 있느냐가 투자의 관건이며 이런 분석을 하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특정 수요 공략해 공실 줄이는 것도 수익률 상승 요인
하씨가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1억원 들여 4가구를 더 짓고 추가로 얻는 수익은 일년에 3000만원(이자 제외). 덕분에 수익률이 연 1.5% 높아졌다.
건축비 1억원을 더 들여 수납공간을 넣고 외관을 특징있게 꾸민 것도 수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이다.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나 공실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된 것이다.
회기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회기동 일대는 대학생 수요가 많은 지역인데 아무래도 젊은층은 외관이나 내부 인테리어가 예쁜 건물을 선호해 공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적 특성에 따라 주제를 정해 건물을 짓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예컨대 음악인들이 많은 지역이라면 방음시설을 갖춘 공용 연습실을 조성하는 것이다. 아예 애완동물이 있는 임차인만 받는 것도 틈새 수요를 공략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대부분 원룸이 1인 가구를 공략하지만 설계할 때 가변형 벽체 등을 적용해 신혼부부 등 2인 가구 이상을 노리는 것도 전략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