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올여름 휴가길 고속도로에 반칙운전을 적발하는 ‘매의 눈’이 뜬다.
한국도로공사는 14일 “이번 휴가철에 경부와 영동고속도로에서 고화질 카메라를 탑재한 무인 비행선을 띄워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적발해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선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산불 감시를 위해 무인 비행선을 띄운 적은 있지만 교통 단속을 위해 고속도로에 무인 비행선을 띄우는 것은 처음이다.
도로공사가 경찰과 함께 운용하는 이 비행선은 22일과 23일 경부고속도로에서 첫 번째 단속에 나서며, 30일∼8월 4일에는 경부와 영동고속도로로 범위를 확대해 2차 단속에 나선다. 주요 단속 대상은 지정차로제 위반을 비롯해 버스전용차로, 갓길차로 위반 등이다.
경찰청은 이번 휴가철 고속도로에서 지정차로제 위반 행위를 단속할 방침이다. 추월차로인 1차로에서 지속적으로 주행하는 행위, 그리고 버스 화물차 등 대형 차량이 지정차로를 준수하지 않는 행위 등이 집중 단속 대상이 된다. 본보가 운전자 2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3.8%가 “지정차로제가 유명무실해 지키지 않는다”고 답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고속도로에서 지정차로를 위반해 달리면 4만∼5만 원의 범칙금을 부과하게 되어 있다. 올 1∼6월 총 4824건이 적발됐다.
단속에 투입되는 무인 비행선은 길이 12m, 무게 50kg으로 고속도로 위 30∼50m 상공에 떠서 차량의 번호판까지 식별할 수 있다. 비행선에 탑재되는 3630만 화소의 카메라는 360도 회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양방향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다.
비행선의 최고 비행 속도는 시속 80km. 고속 주행하는 자동차를 따라가며 촬영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한 장소에 머물며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을 한 뒤 이를 분석해 위반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지상에 있는 차량에 탑재된 조종기를 통해 최대 1km 떨어진 곳까지 비행선을 원격 조종할 수 있다. 연속 비행은 2시간이 가능해, 오전 오후 2시간씩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도로공사는 “단속도 중요하지만 멀리서 무인 비행선을 본 운전자들이 사전에 ‘반칙운전’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