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간칫솔 등으로 관리 잘하면 1년 넘겨도 돼
흡연·단것 자주 먹으면 年 1~2회 검진 필요
스케일링하면 심장질환·뇌졸중 위험도 낮춰매일경제 | 입력 2013.06.28 16:01 | 수정 2013.06.28 19:11

 

충치는 계절에 상관없이 발생하는 질환 같지만 여름에 환자가 가장 많다.

여름에는 당도가 높은 음식을 많이 먹고 더위로 인해 입안이 바짝바짝 말라 입안 건강을 취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6~2010년 충치로 진료를 가장 많이 받았던 시기는 여름(6~8월)으로 평균 환자가 63만여 명에 달했다. 사계절 중 가장 적은 가을(52만여 명)에 비해 20%가량 많은 수치다.

입안에는 무수히 많은 세균이 서식한다. 그중 뮤탄스균은 입안의 당분을 먹고 소화시킨 후 산(酸)을 배설해 치아를 망가뜨리는 주범이다.

연세대 치과병원 백형선 교수는 "치아의 맨 바깥쪽 단단한 부분인 법랑질은 인체의 가장 단단한 부위 중 하나이지만 유독 산에 약하다"며 "뮤탄스균이 내놓은 산은 법랑질을 녹여 치아우식증, 즉 충치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한 해 충치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540만7000명(2011년 기준), 충치가 악화되어 잇몸병(치주질환 및 치은염) 진료를 받은 사람은 799만6400명에 달한다. 국민 4명 중 1명꼴에 해당하는 1340만명이 충치에 의한 치아질환을 앓고 있는 셈이다.

충치를 예방하는 지름길은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다. 돌처럼 굳어진 치석은 칫솔질만으로 제거하기 어렵다. 그래서 권장되는 시술이 스케일링이다. 이는 도구를 사용해 치태와 치석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시술이다. 목동중앙치과병원 변욱 원장은 "초기 치주질환은 스케일링만으로도 쉽게 치료된다"며 "스케일링은 입냄새를 예방하고 시술 과정에서 충치와 같은 다른 구강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때마침 치석을 제거하는 치아 스케일링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그동안 추가적인 잇몸치료나 수술을 동반한 경우에만 보험이 적용됐지만 7월부터는 스케일링만 해도 보험이 적용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5만~6만원에 달하는 치아 스케일링을 연 1회에 한해 일반 치과는 약 1만3000원, 치과병원에서는 약 1만9000원에 받을 수 있다. 스케일링 시술이 늘어나면 치주질환 환자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케일링은 흔히 치과 정기검진 시기에 맞춰 6개월 또는 1년마다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건보 적용으로 비용 부담이 낮아짐에 따라 의사들이 권고하는 대로 6개월마다 꼬박꼬박 스케일링을 하여 건치인(健齒人)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구강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스케일링 주기는 개인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양치질을 꼼꼼히 하고 치실과 치간칫솔 등으로 치아를 청결히 관리하면 1년이 지나도 치석이 쌓이지 않는다. 반대로 양치질이 잘 되지 않고 담배, 커피 등 치아에 해로운 기호식품을 가까이 하면 3개월마다 스케일링이 필요할 수도 있다.

변욱 원장은 "흔히 스케일링은 연 1~2회씩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딱 정해진 스케일링 주기는 없다"며 "개인의 양치질 습관에 따라 치석이 쌓이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구강 상태를 점검한 뒤 스케일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성모병원 치과 양성은 교수는 "치석이 잘 쌓이지 않는 사람이 6개월마다 스케일링을 받으면 오히려 치면이 마모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연 1~2회라고 하는 것은 스케일링 횟수가 아니라 치과 정기검진 횟수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정기점진을 통해 스케일링이 필요한 경우만 시술을 받으면 된다는 얘기다.

스케일링은 치주질환은 물론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대만에서 10만명의 치과검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년에 두 차례 이상 스케일링을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근경색 위험이 24% 낮았으며 뇌졸중 위험도 13%나 낮게 나타났다. 전신질환의 일종인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을 예방하는 데 스케일링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스케일링을 받으면 치아 사이가 벌어지고 찬물을 마실 때 이가 시릴까 걱정돼 기피하는 사람이 있다. 스케일링 후에는 치아에 붙어있던 치태와 치석이 떨어져 나가 일시적으로 치아가 허전하고 시린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사라진다.

스케일링 중 잇몸에서 피가 난 부위는 염증이 제거된 자리이므로 더 꼼꼼히 양치질을 해야 한다. 스케일링을 받고 양치질을 꼼꼼히 해서 잇몸 상태가 좋아지면 다음 번 스케일링을 할 때는 조금 더 나은 상태가 된다.

스케일링을 받으면 치아가 하얗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스케일링은 치아 미백과는 전혀 다른 시술이다. 스케일링은 치아와 잇몸 경계에 쌓인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는 시술로 치아미백처럼 치아색을 하얗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