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이용자가 ‘초코’로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카카오페이지는 어떤 모습일까. 카카오가 2월6일 문을 연 카카오페이지 파트너 사이트에서 엿보자.
카카오페이지는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네이버 N스토어, SK플래닛 T스토어처럼 스마트폰에서 볼 만한 콘텐츠가 올라오는 장터다. 기존 장터와는 달리 유료 콘텐츠만 취급하며, 판매되는 콘텐츠는 글과 이미지, 동영상, 음성 파일로 이루어진 게 특징이다. 카카오가 2012년 11월 카카오페이지를 소개했을 무렵, 카카오톡이 카카오스토리와 ‘애니팡’, ‘다함께차차차’, ‘윈드러너’ 등을 띄운 현상이 스마트폰용 콘텐츠에도 불기를 바라는 기대가 있었다.
기존 전자책이나 음악, 동영상 서비스와 다르게 카카오페이지는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용 콘텐츠만 다룬다. 카카오페이지가 팔 각종 콘텐츠는 스마트폰용 카카오페이지에서만 볼 수 있고, PC에서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솜씨 좋은 저작자는 스마트폰용 책이나 사진첩, 교재, 온라인강의, 영화, 드라마, 만화 등을 만들어 카카오톡 이용자에게 팔 수 있다. 시리즈물은 전체의 20% 분량만 무료로 공개 가능하다.
백문이 불여일견. 카카오페이지 제작 과정을 보자. 현재 카카오페이지는 서비스가 완성된 단계는 아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저작도구만 공개됐다. 이 저작도구는 웹브라우저에서 작동하고, 완성된 콘텐츠는 별도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이 확인용 앱은 안드로이드로만 있다.
먼저, 카카오페이지 계정부터 만들어야 한다. 계정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데 이후 정식 서비스할 때는 판매자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개인도 사업자등록증과 통장사본을 제출해야 심사를 거쳐 카카오페이지 판매자가 된다.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통신판매업자로 등록해둬야 한다.
카카오페이지가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 종류는 많지 않다. 표지를 빼고 200쪽만 만들 수 있는데 콘텐츠 하나당 300MB를 담을 수 있다. 스마트폰 화면을 벗어나는 분량의 글은 올릴 수도 없다. 글과 함께 카카오페이지용 콘텐츠에는 JPG와 PNG, GIF 이미지와 MP4 오디오 파일, H.264 규격의 MP4 동영상을 넣을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에 올릴 콘텐츠 미리 만들어보기. 위와 같이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적합한 이미지 크기나 용량에 관한 안내가 없어 불편하다.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도움말 파일을 내려받아서 확인해야 한다.
▲카카오페이지가 담을 수 있는 콘텐츠는 글과 이미지, 동영상, 오디오 파일이다. PDF 파일도 업로드할 수 있는데 이미지 형태로 쓰인다. 표지를 제외한 200쪽 분량은 위 8가지 탬플릿을 활용해 꾸밀 수 있다.
▲본문 작성 화면. 간단한 텍스트 편집이 가능하며, 텍스트는 미리보기 화면을 채우는 양만 넣을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파트너 사이트’에서 만든 콘텐츠는 ‘페이지파트너’라는 별도의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에 등록돼 있지 않고 카카오가 마련한 별도 웹페지에서 내려받아야 한다. iOS용 앱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페이지파트너뿐 아니라, 앞으로 나올 카카오페이지 앱에서도 콘텐츠는 스트리밍이 아니라 전자책처럼 내려받아서 보게 돼 있다. 다만, 동영상과 음성파일은 스트리밍방식으로 제공된다.
▲카카오페이지는 콘텐츠마다 이용자가 남긴 별점평가를 보여준다.
▲카카오페이지의 콘텐츠는 페이지마다 카카오스토리로 공유하기, 즐겨찾기 등록하기, 댓글 남기기 기능을 넣었다. 화면 아래 노란색 화살표는 좀 더 긴 설명을 보여주는 데 쓰인다.
카카오페이지로 표지 포함하여 5쪽 짜리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기대만큼 쉽지는 않았다. 이미지나 PDF 파일을 삽입할 때 미리 카카오페이지에 맞게 크기와 용량을 맞춰 둬야 하는 게 불편했다. 도움말 파일을 미리 내려받아 숙지하지 않으면 이미지 파일의 적정 가로·세로 비율이 9대16이란 걸 알기도 어렵다. 이미지와 글을 한 페이지에 넣을 때 적합한 분량에 관한 설명이 없어, 뒤에서부터 지우며 맞춰야 했다.
그리고 서비스형 블로그처럼 카카오가 카카오페이지의 콘텐츠도 그럴듯하게 보여줄 것이란 기대를 접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카카오페이지의 모바일 뷰어인 ‘페이지파트너’가 유려한 편이 아니다. 카카오는 콘텐츠가 오고갈 장터를 마련할 뿐, 콘텐츠를 돋보이게 할 방법은 콘텐츠 제작자가 고민해야 한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이용자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추천할테지만, 과연 ‘친구가 본 콘텐츠’에 기대어 유료로 팔 수 있을까. 지금 카카오페이지의 모습을 보면 그 고민은 오롯이 저작자의 몫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지는 구글과 애플에 판매액의 30%를 결제 수수료로 떼어주고 저작자에게 50%, 카카오가 20%를 나누는 식으로 정산이 되며, 최소 판매액은 5초코(500원)로 100원씩 올릴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 서비스는 올 1분기에 시작될 예정이다. CJ E&M과 시공사, 동아사이언스, 파스텔뮤직 등이 카카오페이지로 콘텐츠를 판매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지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카카오 홈페이지와 카카오페이지 파트너 사이트에서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