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인터넷 음악 무제한 정액제를 폐지한다고 밝히자, 음악 서비스 사업자들은 국내 음원시장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반발한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현상 유지를 원하는 선두업체와 달리 중위권 업체는 새로운 마케팅으로 시장재편 기회를 꾀한다. 인터넷 음악 업계 빅5 중 멜론과 소리바다의 입장 차이가 대표적이다.
종량제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멜론이다. 멜론 유료회원은 200만명이 넘는다. 전체 이용자 중 `무제한 스트리밍`을 선택한 비중이 50%를 웃돈다. 지난해 말 1차 징수규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신규 가입자가 전년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해지율도 10%에 이른다.
멜론 측은 “무제한 스트리밍 상품이 사라지면,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부담은 늘지만 만족할 수 있는 효용은 줄어든다”며 “이는 구매력이 떨어지는 형태로 이어져 디지털 음악 시장 규모가 확대되기 보다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멜론은 1위 사업자이다 보니 월 평균 스트리밍 횟수도 1400번으로 가장 많다. 문화부 안에 따르면 월 평균 이용횟수 1000번을 초과하면 1회당 3.6원을 저작권사용료로 지불해야 한다.
반면 빅5 중 비교적 약체인 소리바다는 지난해 6월 징수 규정안 개정 전부터 줄곧 종량제를 주장해왔다. 종량제가 도입되면 현재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한 획일적 상품을 다양한 상품으로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해 꼴찌를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또 소리바다를 제외한 음악 서비스 메이저 사업자들은 SKT와 KT같은 통신사, 네오위즈게임즈 등 다른 강력한 플랫폼 사업자가 모회사다. 그런 모회사가 없는 소리바다는 시장재편의 기회를 잡아 마케팅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소리바다는 “통신사를 끼고 있는 멜론은 9년 간 가격 변동 없이 무제한 스트리밍을 유지해왔다”며 “음악 생태계를 살리고 건강한 유통 상생 구조를 만들려면 저작권료를 높이는 종량제가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평균 이용량 패턴을 조사해보면 이용고객의 스트리밍 월 평균 이용 횟수 때문에 입장 차이가 발생한다”며 “스트리밍 상품이 사라지면 1위 사업자의 기반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종량제로 가는 것이 방향은 맞지만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쪽으로 소비자를 설득하고, 이해관계자들이 입장을 조율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