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로고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성격, 부모이혼, 알코올중독까지 신상정보 파악…사생활 침해 논란 일듯
(워싱턴·런던 AFP·AP=연합뉴스) 페이스북 이용자가 '좋아요'를 누른 이력만으로 해당 이용자의 성, 인종, 정치성향, 종교, 심지어는 IQ 수준과 부모의 이혼 여부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마이크로소프트 연구팀은 이용자가 누른 '좋아요'를 통해 이용자가 공개하지 않은 개인 신상까지 상당히 정확하게 추론할 수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데이비드 스틸웰 케임브리지대 연구원은 "이용자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좋아요'는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자신의 '좋아요' 이력을 공개로 설정해둔 미국인 페이스북 이용자 5만8천여명의 정보에 근거해, 이용자가 누른 '좋아요' 이력과 개인적 특성 간 상관관계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알고리즘에 근거해 이용자 95%의 성별을 정확하게 구분해냈으며, 성(성 정체성)과 정치성향은 각각 88%, 85%까지 맞추는 데 성공했다.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를 구분하는 데에는 82%의 정확도를 보였으며, 이용자의 성격 타입과 정서적 안정도는 62~75%의 정확도로 예측했다.
이들이 개발한 알고리즘은 이외에도 이용자가 알코올 중독자인지, 이용자의 부모가 이혼했는지까지 추론해냈다.
특성에 따른 '좋아요' 패턴을 보면 민주당 지지자는 백악관을, 공화당 지지자들은 조지 W.부시에 '좋아요'를 누른 경우가 많았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제니퍼 로페즈 같은 배우를 좋아한다고 눌렀지만 내성적인 사람들은 '다크나이트' 같은 영화를 선호했다.
또 IQ가 높은 사람들은 TV 시사 코미디쇼인 '콜버트 리포트'와 영화 '대부', '앵무새 죽이기' 등을 좋아했고, IQ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들은 록밴드 포이즌의 브렛 마이클스와 오토바이 상표 할리 데이비드슨을 좋아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자료를 광고나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 정보의 과다 노출로 이용자들을 움츠러들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틸웰 연구원은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것은 매우 쉽고 유혹적"이라며 "그러나 이것이 몇 년 후 자신에게 화살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은 잘 인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페이스북 정보 외에 웹서핑 기록이나 이메일, 휴대전화 사용 이력 등 다른 디지털 자료도 개인 신상을 추론하는 데 쓰일 수 있다며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에 참여한 마이클 코신스키 케임브리지대 연구원은 "이용자가 원치 않는 민감한 정보까지 공개될 수 있다"며 "정치적 견해나 성적 기호의 공개로 개인의 자유와 일상생활이 위협받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y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