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음성과 문자, 데이터 등 모든 통신 서비스를 LTE로 제공하는 진정한 LTE”라고 소개한다. ‘진정한’은 잘 모르겠지만 데이터만 실어나를 수 있는 LTE 망에 음성과 문자메시지를 통합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실제 LG 유플러스는 LTE망만으로 음성과 문자메시지를 구현한다. LTE는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최적화된 망으로, 기존에 쓰던 WCDMA나 CDMA, GSM 방식처럼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전송할 수 없다. 서킷망 없이 패킷망으로만 구성된 것이다. 그래서 그간 모든 LTE폰은 음성통화를 할 때 망을 3G로 바꿔 접속했다. 통화중에 3G로 바뀌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다.
LTE는 WCDMA의 후속 기술이기 때문에 모뎀 하나도 두 신호를 모두 처리할 수 있다. CDMA는 다른 기술이다. WCDMA망이 없는 LG유플러스는 단말기에 CDMA 모뎀을 더해야 음성과 문자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다. 모뎀이 2개였다. 그런데 LG유플러스용 갤럭시S4 LTE-A에는 CDMA 모뎀이 빠졌다. 음성과 문자메시지를 2~3세대 망에 의존하지 않고 모두 LTE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을 '싱글LTE'라고 부른다. 통신사들은 모두 궁극적으로 음성과 문자 모두 패킷 데이터망 위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HD보이스'로 불리는 VoLTE가 패킷망 위에서 음성통화를 하기 위한 기술이다. 조인 역시 메시지를 서킷망이 아닌 패킷망에 올리는 기술이다. 하지만 이 두 서비스 모두 상대방도 똑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심지어 VoLTE는 통신사간 망 연동도 안 된다. 같은 통신사끼리만 된다.
LG유플러스는 음성과 문자를 모두 패킷으로 바꾸면서 교환기에 장비를 추가했다. 음성통화는 단말기에서 패킷으로 주고받되 신호를 게이트웨이에서 코덱을 변경한다. LG유플러스의 LTE 단말기라면 VoLTE로 연결하고 다른 통신사나 VoLTE가 안되는 상대와 통화할 때면 그에 맞춰 WCDMA나 CDMA, PSTN 코덱으로 바꾸고 교환기에 연결해준다. 문자메시지도 마찬가지다. 이를 이용하려면 기지국에 장비가 필요하고, 싱글LTE를 이용할 수 있는 모뎀도 있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갤럭시S4 LTE-A 뿐이다.
이런 식으로 서비스하는 통신사는 아직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전화는 아직 패킷망보다 서킷망이 더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실제로도 안정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LTE-A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대역폭에 여유가 생겼다. 끊어지지 않게 할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이나 KT는 싱글LTE를 못할까? 할 수는 있지만 굳이 나서서 할 필요가 없다. WCDMA를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CDMA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싱글LTE를 서두를 수밖에 없다. 반면 LG유플러스는 WCDMA망이 없기 때문에 음성을 CDMA에 의존해야 했다. LTE 모뎀은 CDMA 신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LG유플러스용 단말기에는 모뎀을 하나 더해야 한다. 3세대에 접어들면서부터 LG유플러스의 발목을 잡은 CDMA가 LTE에서도 반복되어 왔다. 이 때문에 그간 LG유플러스는 아이폰을 비롯한 외산 단말기도 못 들여왔다. WCDMA망이 없는 LG유플러스로서는 CDMA 칩을 떼어내고 LTE칩 하나로 모든 걸 처리할 수 있어야 망 고립을 벗어나 진짜 세대 교체가 이뤄진다.
앞으로 나올 아이폰도 싱글 LTE를 쓸 수 있는 모뎀만 갖고 있다면 LG유플러스 망에서 쓸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쓰는 주파수만 만족한다면 그 어떤 외산 단말기도 문제 없이 쓸 수 있다. 해외 로밍은 안될까? 당연히 된다. 새 단말기도 LG유플러스 전용의 CDMA와 그 서비스가 빠진 것일 뿐이다. LTE 모뎀은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쓰는 2.1GHz대 WCDMA와 GSM망에 접속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