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택배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문을 열었는데, 무인 헬리콥터 로봇이 있다면?
공상과학 소설 얘기가 아니다. 우리가 곧 현실에서 만날 상황이다. 이미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쇼핑몰 아마존이 무인 헬리콥터 로봇 배달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르면 2015년, 진짜 무인 헬리콥터 로봇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배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몇 년 뒤면 우리 일상에 들어오게 될 무인 헬리콥터 로봇, 정체가 궁금하다.
아마존 30분 배달 헬리콥터
Δ 아마존 프라임 에어 (사진 출처: 아마존닷컴)
아마존은 12월1일(현지시간) 유튜브에 '아마존 프라임 에어'를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는 아마존이 개발중인 물류 배송 시스템이다. 무인 헬리콥터 로봇 '드론'이 구매자가 물건을 산 뒤 30분 안에 배송지로 물건을 가져다 주는 시스템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같은 날 CBS '60분쇼'에서 드론이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반경 16km까지 30분안에 배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송품 최대 무게는 약 2.2kg이다. 이는 아마존 택배 물량의 90%를 넘는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가 상용화되려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아직까지 미국은 안보와 안정성,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무인비행물체를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에 이를 허용하는 규정을 만들 예정이다. 2015년 심사를 통과하면 '아마존 프라임 에어'를 직접 만날 수 있다.
도미노피자 10분 피자 배달 헬리콥터
드론은 피자도 배달한다. 지난 6월3일(현지시간) 영국 도미노피자는 드론이 피자 배달하는 모습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드론은 피자 두 판을 매장에서 출발해 숲과 강 위를 날아서 6.5km 떨어진 구매자 집까지 10분 만에 배달했다. 영국 도미노피자는 드론을 실제 배달 서비스에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2016년까지 모든 종류의 드론을 개방할 예정이니, 피자 배달하는 드론이 상용화될 날이 머지 않았다.
길 안내해 주는 비행로봇, 스카이콜
무인 헬리콥터 로봇이 배달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길을 안내해 주는 무인 헬리콥터 로봇도 있다. 12월2일(현지시간) MIT 연구소가 시험 운행하기 시작한 '스카이콜'이다. 스카이콜 홈페이지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길을 모르는 이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스카이콜 응용프로그램(앱)에 연결하면 드론이 날아와 길을 안내해 준다. 건물 안까지 들어와 길안내를 해 주는 점이 특이하다. 드론은 목적지인 건물 안 특정 연구실 앞까지 데려다 준 뒤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이용자 스마트폰에 보내고 떠난다. 앞서 소개한 배달 헬리콥터들은 프로펠러가 8개지만 스카이콜은 프로펠러가 4개다. 무거운 물건을 들 일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배달 헬리콥터들은 집앞까지만 가기 때문에 GPS만 사용하지만, 스카이콜은 건물 안까지 들어오기 때문에 건물 밖에서는 GPS, 건물 안에서는 와이파이를 사용한다.
기술의 그늘…드론이 대체하는 일자리
무인 헬리콥터 로봇은 우리를 더 편리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하지만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무인 헬리콥터 로봇이 사람이 하는 일을 대체하면 원래 그 일을 하던 사람이 일자리를 뺏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도 있다. 무인 경비 시스템과의 고용 경쟁에서 밀린 경비원들 이야기다.
지난 2005년 최저임금법 개정에 따라 경비원들의 임금은 2007년 최저임금의 70% 수준으로 오른 데 이어 2008년 80%로 올랐다. 경비원 인건비가 오르자 많은 건물주들은 비용이 적게 드는 무인 경비 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했다. 2010년에 고용노동부가 인천대에 의뢰해 전국 440개 아파트 단지를 조사한 결과, 경비원 고용을 줄인 아파트가 2007년 5.5%에서 2010년 20.2%로 늘었다. 경비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얘기다.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로봇 3원칙에서 "로봇은 인간에게 위해를 가할 수 없으며 인간의 위험을 간과해도 안 된다"라고 했다. 로봇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것은 상관없다. 새로운 기술은 얼마든지 사회에 기여할 수 있고 이롭게 쓸 수 있다. 빌 게이츠도 12월2일(현지시간) CNN에서 아마존의 드론 배송을 지지하며 “드론이 단순히 쇼핑한 제품의 배송 뿐 아니라 외딴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건강 용품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무인 헬리콥터 로봇이 이제 우리 삶으로 들어올 것은 확실해 보인다. 무인 헬리콥터 로봇과 우리는 어떤 식으로 어울려 살아야 할까.